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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an ]
예술교육은 의무가 되어야 한다

[Bonnie의 화이트보드(8)] 바니쌤 영어특강교실 강사


편집부 기자 (2017년 10월 12일 19시16분35초)


(사진=Bonnie Lee)

예술을 통한 감정 교육 (3)
예술교육은 의무가 되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들을 만나면 늘 한번쯤은 테이블에 꺼내보는 소재가 있다. 그것은 공교육에서 예술교육이 의무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인데, 구체적인 방법이 있어서도 아니고 단순히 안타까운 마음에서다.

학업에 지치고 피곤해 보이는 학생들에게 기분전환의 차원에서 근래에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 어떤 영화를 보았는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물어보면 열 명 중 반절이상은 꿀 먹은 벙어리다. 개인적인 생활이나 생각을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 귀찮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듣고 보고 읽은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어서 수업 중에 그런 질문을 한 내가 오히려 미안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번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중3 학생들이, 장식처럼 구석에 세워져있는 내 기타를 쳐봐도 되느냐고 묻기에 그러라고 했다. 시험 보느라 애썼으니 잠시라도 휴식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 아이들은 ‘혁오’의 ‘위잉위잉’을 틀어놓고 한 학생이 기타를 연주하고 서로 따라 불렀는데, 그 모습이 지금까지 본 그들의 모습 중 가장 근사해 보였다.

그때 나의 믿음을 다시 새겨 보았다. 내가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그 지식을 다루고 그 과정에서 찾아오는 갈등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형성하는 데에는 지식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그 ‘무엇’ 중 하나가 바로 예술을 통한 감정교육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인과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면서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 레오 리오니(Leo Lionni)의 영어 동화책 세 권을 알게 되었다. 그 중에 『프레드릭(Frederick)』을 만나게 되었는데 프레드릭은 그 책의 낭만적인 들쥐의 이름이다. 참고로 따뜻하고 예쁜 풍경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노래 듣기가 가능하고 영어를 가까이하고 싶은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함께 읽을 수 있어 추천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모두가 열심히 양식을 모으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프레드릭에게 다른 쥐들이 “너는 왜 일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프레드릭은 겨울을 위해 햇살을 모으고 색깔을 모으고 이야기를 모으는 중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때 소름이 돋았다. 보통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개미와 베짱이’를 떠올린 것도 사실이지만 프레드릭이 “눈을 감아봐. 내가 너희들에게 햇살을 보내줄게. 찬란한 금빛 햇살이 느껴지지 않니...” 다른 들쥐들은 몸이 따뜻해짐을 느끼고, 프레드릭이 이어서 말한다. “다시 눈을 감아봐.” 파란 덩굴꽃과 노란 밀짚 속의 붉은 양귀비꽃, 또 초록빛 딸기 덤불 얘기를 들려주면 다른 들쥐들은 마음속에 그려지는 색깔들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평범한 들쥐들이 외친다. “프레드릭, 넌 시인이야!” 얼마나 감동적인가! 그런데 프레드릭의 대답은 충격적이다. “나도 알아.”

<원본>


<한글본>


프레드릭이 모은 햇살·색깔·이야기의 가치를 알아주는, 소수의 차이를 인정해주는 들쥐들의 마을이기 때문에 프레드릭이 자신의 표현을 할 수 있었겠지만 프레드릭의 당당한 예술가적인 모습이 미소를 짓게 했다. 그리고 다시 나의 생각은 힘을 얻었다. 우리 모두가 예술인이 되어야 한다고...

모두가 프레드릭과 같은 자질을 갖춘 예술인이 되자는 얘기가 아니다. 강요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이든 우리는 분명 예술을 통해 위로를 받기고 하고 삶의 영감을 얻기도 한다. 나의 학창시절에만 해도, 중·고등학생이었어도 모두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음악을 들었고 붓을 들고 수채화를 그리거나 조각을 하거나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어야 했다. 심지어 바느질로 미니 한복 저고리를 만든 적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수업의 비중은 줄고 찾아보기도 힘들다.

 
▲한글판 『프레드릭』(2013) 표지

물론 ‘예술 강사’ 프로그램을 통해 각 예술 영역의 개념이나 현장에서의 예술적인 의미 전달에 여러 강사들이 일부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술 교육은 어떤 특정 목적을 가지고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는 예술교육이 공교육에서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는 근본적인 이유는 교육기회의 평등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본 중심의 사회에서 지치고 힘들 때 자신을 위해 혹은 타인을 위해 스스로 아름다움을 찾고 느끼고 나누면서 덜 우울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이기도 하다.

그 시작은 바로 지금, 학습능력의 가능성이 많고 정체성이나 삶의 의미를 배워가는 어린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공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드릭의 들쥐마을처럼 각자의 일을 하면서 소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에서 추운 겨울과 같은 불편한 상황이 찾아왔을 때 프레드릭과 같은 마음 따뜻하고 당당한 예술인들을 통해 위안을 삼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크든 작든 모두가 프레드릭과 같은 예술적인 감성으로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서 각자 맡은 일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사회가 형성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교육에 관심이 있는 예술인들과 그런 사회를 상상하며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고려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 [Bonnie의 화이트보드]는 매월 둘째 주 금요일에 독자를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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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어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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