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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ucation ]
전교조 등 관련 단체 , 고교학점제에 물음표

전북교육연대 ‘문재인정부 교육정책’ 토론..“대학서열완화 공약 실종”


문수현 기자 (2017년 09월 20일 00시19분37초)


전북의 진보적 교육·사회단체들이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와 경쟁교육 완화 의지는 진일보한 점이라고 평가했지만, 대학서열화 공약이 국정과제에서 누락됐고 고교학점제는 시기상조라고 비판했다.

전북교육개혁과 교육자치를 위한 시민연대(이하 전북교육연대)는 19일 오후5시 전북교육청 8층 회의실에서 “문재인정부 교육정책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자와 5명의 토론자, 100여명의 청중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김학한 사회적교육위원회 정책위원장(전교조 정책실장. 사진)은 발제를 통해 “문재인정부의 등장으로 신자유주의 교육패러다임이 진보적 교육패러다임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며 “새로운 교육체제는 교육공공성을 강화하고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원리에 입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특목고와 자사고의 서열화는 보편적 중등교육과 고교평준화로, 대학특성화와 대학서열체제는 대학통합네트워크를 통한 대학평준화로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선택형·수준별 교육과정은 발달중심의 보편적 교육과정으로, 경쟁주의 교원평가는 교원간 협력과 학교자치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교육운동단체들의 연합체인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는 5대 핵심의제와 10대과제를 내놓은 바 있다. 5대 의제는 △대학입학 자격고사 도입 △대학서열체제 해소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민주적 학교 △교육재정확대-무상교육실시 등이었다.

한편 김학한 정책위원장은 문재인정부의 교육 국정과제에 대해 “신자유주의 교육체제로부터 교육공공성과 국가책임의 강화, 경쟁과 불평등 교육의 완화라는 교육체제변화의 의제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그 사례로는 대입전형의 단순화와 일제고사 폐지, 교장공모제 확대, 교원 성과제 개선 등을 들었다.

하지만 교육복지 확대정책의 경우 이행계획이 미비해 후퇴하거나 실종될 우려가 있고, 유초중등 교육은 보편교육의 성격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진로 준비와 선택권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초중고 필수교과 축소와 선택과목 확대, 고교학점제 도입 등은 보편교육과정과 어긋나는 정책이라고 봤다.

김 위원장은 또, 한국교육의 고질적 적폐였던 입시경쟁중심교육과 관료지배체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충분치 못하고, 입시경쟁교육폐지와 관련해 문재인대통령의 대학서열화완화라는 대학체제개편 공약이 빠져있는 점은 중요한 후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히 고교학점제가 뜨거운 감자였다. 김 위원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우선돼야 하고, 선택의 자유가 무조건적인 선도 아니다”라며 고교학점제 실시에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시행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세분화된 많은 과목을 펼쳐놓고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현재의 교사 수급 체제와 학교시설 등 우리의 교육현실에선 감당하기 어렵다”며 “고교학점제 도입보다 입시경쟁교육 폐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성자 전북교육정책연구소 연구사 역시 “전북교육청은 고교학점제 시행 대비를 위한 특별팀을 구성, 운영 중”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전북과 같이 도시지역보다 농산어촌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고교학점제가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한 지역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부 또한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 연구사는 특히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으로 운영할 것인가. 학생의 진로탐색과 학생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고려한 개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라면서 “(고교학점제를)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실시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학한 위원장은 한편 대학통합네트워크의 구성이 대학서열체제 해소의 한국적 경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공적 대학체제 개편의 3가지 기본방향으로 △국공립대와 정부지원 사립대학(공영형 사립대) 확대 △공동선발, 공동학위제 시행 △교육과 연구를 위한 대학협력 체제 건설을 들었다.

다른 한편 김 위원장은 교육부 수능개편방안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교육부 수능개편시안은 일부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제1안’과 전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제2안’으로 대별된다.

김 위원장은 “2021 수능개편 시안은 국영수 편식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이 분명하며, 통합사회-통합과학의 객관식 수능 과목 편입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 “국영수 비중을 낮추고 탐구과목의 비중을 높여야 하며,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학생 선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서 박성자 전북교육정책연구소 연구사는 대학통합네트워크 구성 주장과 관련해 “대학서열화 해소방안으로 제시됐던 대학통합네트워크(안)에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또 그 가능성은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던졌다.

박 연구사는 △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온종일 돌봄교실을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 △학생의 배움을 지원하는 1수업 2교사 정책 △자유학기제 내실화와 자유학년제 확산 △디지털 인문학적 소양을 위해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와 핵심교원 1만명 확보 등 몇 가지 대안적 교육정책도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염정수 전북평등학부모회 사무국장은 ‘학생과 학부모가 행복한 교육정책’을 희망하면서 △교과 난이도와 분량 축소 △고교 방학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 금지 △등교시간 9시 범정부적 추진 △중학교 시험 폐지 △유초등 온종일 돌봄교실 확대 △학부모의 교육참여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아현 전주 솔내고(3학년) 학생은 학교 내부의 현실을 꼬집는 발제로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양은 “현재 전북은 모든 인문계 고등학교가 평준화가 되었지만 여전히 학교별 성적 수준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따라서 비슷한 재능과 같은 노력을 가지고도 어느 학교에 가느냐에 따라 다른 등급을 받고 그 등급을 가지고 대학에 진학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부 종합의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주관적인 개입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고, 고등학교는 학교의 명성을 위해 일류대학에 보내고자 하는 학생들, 혹은 소위 빽있는 학부모 자녀들만의 생기부만 관리하기 일쑤며, 물증은 없지만 뭔가 찝찝한 수상이나 기록들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양은 이밖에 “선도부라는 명칭 자체는 학교에서 더 이상 별로 통용되지 않고 대신 ‘행복도우미’ 같은 대체 이름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 탈을 쓴 무리의 인권침해 행위는 똑같다. 선도부는 아무도 행복한 자가 없는 시스템이다”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는 “진로적성에 맞춘 강의를 듣는다는 취지 자체는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은 이동수업문제”라며 “현재 학교를 다니는 학생의 입장에서 학교시설이나 운영체제는 이동수업에 맞춰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재균 전교조 정책실장은 교사 수의 법적정원 확보로 질 높은 공교육을 이루자고 주장했고, 강문식 민주노총 전북본부 교육선전부장은 “평등한 교육현장이 평등한 교육을 만든다”며 노동교육의 확대와 교육노동자 간 노동조건 격차 해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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