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7년11월17일16시29분( Friday )



[ opinion ]
독박생리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이장원(노동당 전북도당 사무처장)


편집부 기자 (2017년 08월 28일 07시21분33초)


(사진=이장원)

생리대를 쓰면 생리불순이 온다고?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생리대를 둘러싼 부작용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는 생리의 양이 줄어들거나 생리 기간이 줄어들고 불규칙해지는 등 생리불순 증상을 겪었다는 증언들이 가득하다. 필자의 SNS 타임라인에서도 일회용 생리대를 안쓰고 다른 생리용품을 썼더니 생리통이 줄어들고 생리불순이 해결되었다는 증언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다. 생리를 한다면 반드시 써야한다고 여겨지는게 생리대인데, 생리대를 쓰면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불순이 온다니. 특히나 청결이 요구되는 신체부위에 직접 닿는 생리대가 환경호르몬 덩어리라니. 논란이 사실이라면 알고도 당하는 셈이다. 태평할 수 있을리 없다.

독박 쓰는 여성

논란의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당연한 결론은 잠시 차치하고, 고민을 좀 더 심화시켜보자. 잘 생각해보자. 생리대를 사는 것도 여성이고 사는 것도 여성이고 부작용을 겪는 것도 여성이고 치료비도 여성이 내고 안전한 생리대가 무엇인지도 여성이 알아서 찾아야 한다. 모든 건 여성이 전부 알아서 감당해야 한다. 독박도 이런 독박이 없다.

우리 사회는 생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생리에 대한 교육은 부실하다. 여전히 남성에게 생리는 '모르는 것'이다. 생리를 하는 가족 구성원이 있는 남성인 나의 친구는 나이 스물다섯을 먹도록 생리를 소변처럼 참았다가 배설할 수 있는 줄 안다. 생리혈이 파란 색인 줄 아는 녀석도 있었다(생리대 광고를 곧이곧대로 믿은 게다). 배우질 않으니 모르고, 모르니 뜨악할 말들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뱉는다. 교육이 역할을 하지 않으니, 비당사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여성에 대한 편견을 마구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다고 당사자인 여성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아는가? 그렇지도 않다. 여성들은 생리에 대한 교육을 이미 생리를 경험한 가족 구성원에게서 관습적인 지식을 교육받고 실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교육에서 가르치긴 하지만 그리 비중도 없을 뿐더러, (이 분야에 대해선) 훈련되지 않은 교사에 의해 여성억압적 편견이 재생산되기도 한다. 이런 지점은 여성들의 안전한 생리용품 사용을 어렵게 하는 한편, 생리대 이외의 다른 생리용품을 경험하기 어렵게 한다.

이를테면, 생리용품 중에서는 탐폰이나 생리컵 등과 같이 질 안에 삽입하여 사용하는 것들이 있다. 이런 생리용품들은 아직 많은 여성들에게 생소하며, 심지어는 꺼려진다. 질 안에 무언가를 넣는 행위가 ‘처녀막이 찢어져 순결을 잃기 때문에’, 혹은 문란하다고 간주하는 보수적 성관념이 여전히 강력하다(“결혼하고 쓰는 거 아니냐?”고 에둘러서 표현된다). 물론 자기 신체에 무언가를 삽입하는 게 여성 본인에게 거부감이 들어 삽입형 생리용품을 안 쓸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고정관념 때문에 다양한 생리용품을 경험하고 선택하는 것 자체가 차단된다는 점은 여성의 선택권을 제약한다. 만약 여성들이 생리대 외에도 다양한 생리용품을 자기 기호에 따라 사용하고 있었다면 이번 생리대 안전성 논란이 이렇게까지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었을까?

교육만의 문제일까? 잠깐 언급했지만 돈 문제도 있다. 생리용품 비용은 모두 여성이 알아서 해야 한다. 다른 가족 구성원의 수입으로 사건 자기가 번 돈으로 사건 전적으로 개인 부담이다. 생리를 한다는 이유로 대략 한 달에 몇 만원이 자동으로 지출된다는 것이다. 남성들에겐 발생하지 않는 지출이다.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손해를 보고 산다. 불평등하다. 국가는 사회구성원 간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유리한 사람에게 과세하고 불리한 사람에게 분배한다.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려면 생리를 경험하지 않는 인구(주로 남성)에게 '생리세'를 과세해야 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겠는가?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생리에 드는 비용은 여성의 기본권으로서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생리하는 사람에게 권리를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생리는 더 이상 여성 개인이 감당해야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선 안 된다. 전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사회는 생리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생리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과정에서 생리에 대해 정확히 배우고 다양한 생리용품의 종류와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 생리 중이라는 이유로 벌어지는 모든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 생리용품을 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사회 전체가 분담해야 한다.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드러난 여성의 독박생리는 생리가 성별을 넘어 모두의 일로 여겨질 때 비로소 해결될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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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내가 멀쩡한 게 기적이다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이장원(노동당 전북도당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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